떠오르는 샛별 윤이나(19)가 갑작스레 KLPGA 투어 대회 출전 중단을 선언했다.
윤이나는 2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저의 미성숙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깊이 들여다보겠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나은 선수 그리고 사람이 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동시에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날들을 처음으로 되짚어 보 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라고 덧붙였다.
윤이나, KLPGA 투어대회 출전 중단 선언 이유?
KLPGA 루키로서 지난 17일 에버 콜라겐 퀸즈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승을 일궈내며 골프 팬들의 관심을 모아 오던 윤이나에 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윤이나가 대회 출전 잠정 중단까지 결정하게 된 '깊은 반성'의 장면은 무엇인지 당시 플레이를 재구성해본다.
지난 6월16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CC에서 열린 제36회 DB그룹 한국 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윤이나는 당시 마다솜(23) 권서연(21)과 함께 올 시즌 루키들과 한 조를 이뤄 오전 6시35분 10번 홀에서 티 오프 했다.
경기가 진행되던 중 15번홀 윤이나가 친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빠졌다. 누군가 러프에 빠진 공을 찾았다고 말했고 윤이나는 이 공으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공은 윤이나가 애초에 친 공이 아니었고, 동반자인 마다솜, 권서연의 공도 아닌 이른바 로스트 볼인 것으로 확인 됐다.
선수는 자신의 공이 아닌 남의 공으로 플레이할 경우 실격 처리를 받게 된다.
원래 규칙대로라면 3분안에 자신의 공을 찾지 못할 경우 1 페널티를 받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윤이나는 로스트 볼이 발견됐을 당시 자신의 볼이 아님을 확인했어야 했고, 1벌타를 받고 티샷을 다시 했어야 했다. 그것 이 규칙에 맞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를 위반해 플레이를 진행했던 것이다. 윤이나는 다음날인 2라운드까지 경기를 진행했고, 당시 컷 탈락하며 대회를 마쳤다.
이때까지도 오구 플레이 사실을 대회 주최 측에 알리지 않았다. 윤이나의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에 따르면 윤이나 선수가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한 것은 한 달 후인 7월 16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이나 선수, 오구 플레이 의혹 제기에 자진 통보
일부에서 오구 플레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소속사가 윤이나 선수에게 이 사실을 직접 확인했고, 다음날인 17일 대회 주최측에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자진 통보한 것이다.
한국 여자오픈 주최한 대한골프협회는 윤이나에 대해 대회 실격 처리했다. 대회 공식 기록에도 윤이나의 한국 여자오픈 1이라 운드 기록이 삭제되고 실격 처리됐음이 확인됐다.
규칙을 어겨 페널티를 받고 넘어가면 될 문제가 이처럼 논란이 된 것은 잘못을 알고도 이를 숨긴 이른바 부정행위에 해당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자신의 볼이 아닌데 마치 자신의 것인냥 속이는 플레이는 비도덕적인 행위로 영구 출전 정지 등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울러 7월16일 오구 플레이를 인정할 때까지 한 달여간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그냥 넘어가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해 가기 어렵다.
윤이나는 공식 사과문에서 "앞쪽에 있는 깊은 러프에 공이 있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그것이 저의 공인 줄 오해하고 플레 이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곧 저의 공이 아님을 알게 됐고, 처음 겪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아 결국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그리고는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저의 미성숙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깊이 들여다보겠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나은 선수 그리고 사람이 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윤이나가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실대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대회 출전마저 중단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 은 그만큼 반성의 깊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장이 얼마나 더 확산될 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부정행위로 인정된다면 한국 여자오픈뿐만 아니라 KLPGA에서도 추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윤이나 선수에 대한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우승 취소 결정까지 내릴 수도 있다. 우승한 대회 1라운드에서 부 정한 플레이를 시인하고 대한골프협회에 자진 신고했는데 KLPGA 에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골프 팬들은 화려하고 멋진 플레이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알고 더욱 성숙한 자세로 다시 코스로 복귀하는 윤이나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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